택배 문앞 쌓임의 공포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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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 문 앞에 택배가 자꾸 쌓인다. 바로 뜯어보면 좋은데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놔두다 보니 점점 탑처럼 쌓여가는 중이다. 집 들어설 때마다 마치 보스몹 앞에 선 기분이라 괜히 마음이 무겁다. 분명 내가 한 번씩 결제 버튼을 눌러 쌓아둔 건데도 막상 보면 나 아닌 누군가의 짐처럼 느껴진다. 가끔은 박스를 열기도 전에 안에 뭐가 들었는지 기억이 안 나서 스스로 놀랄 때가 있다. 분명 할인 놓치기 싫어서 주문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내가 뭘 그리 급하게 샀었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가끔은 택배 박스를 뜯을 때 일종의 랜덤박스 까는 느낌이라 묘하게 재밌다. 그렇다 해도 쌓여 있는 모습은 정신건강에 안 좋다. 괜히 할 일 미루는 습관이 택배 박스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서, 요즘은 집 들어오기 전에 무조건 한두 개는 뜯고 정리하는 규칙을 세웠다. 그래도 언제 또 방심하면 탑이 다시 세워질 듯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 탑의 이름은 아마도 게으름의 기념비쯤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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