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버스 창가에서 퇴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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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창가에 앉아 있는데 창밖 불빛이 다 영화 같더라. 하루 종일 머리 쥐어짜고 허리 굽혀 있다가 이제야 호흡 좀 하네 싶었음. 옆자리 아저씨는 꾸벅꾸벅 졸고, 이어폰으로는 뉴스 멘트가 흘러나오는데 묘하게 세상과 나 사이에 유리 한 장 낀 것처럼 멀게 느껴졌다.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집 냉장고에 있는 반찬 꺼내 먹을 각 잡았다. 밖에서 사 먹는 것도 나쁘진 않은데 지갑이 이미 너덜너덜이라 자제 중임. 오히려 집밥이 더 든든할 때도 있으니 말이다. 요즘은 이렇게 집에 도착하기 전 이 짧은 버스 시간에 하루를 정리하는 맛이 있다. 사소한 고민도, 웃긴 순간도, 툭툭 스쳐가는데 그게 또 나름의 엔딩 크레딧 같달까. 집 앞 정류장 내릴 때쯤이면 다시 내일 잘 버텨보자 하고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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