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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동출판사)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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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배불뚝이 (192.♡.0.1) 작성일 23-03-14 22:48 조회 1,43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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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가족의 생계를 지탱한 사람이 자고 일어나니 거대한 장수벌레 같은 갑충으로 변했다고 하자. 당신은 가족이었던 갑충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당신이 그 갑충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노동력을 상실한 사람, 정신지체자, 치매가 된 부모 이런 사람들의 상징일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는 기본적으로 어느 지점에서든 가족이 아님을 선언한다는 것은 비가족적 비인간적인 것으로 평가될 것이다.

그러나 카프카가 그려낸 그레고르라는 인간은 가족을 부양하다 하루아침에 갑충으로 변해 그만두길 원했던 회사를 비자발적으로 나가지 않게 되고 가족들에겐 거부 혐오의 대상이 된다. 그레고르는 자신의 방을, 나중엔 버리기엔 아깝고 사용하기엔 그런 가구와 비품들로 가득 찬 그 방을 벗어 나지 않고 지낸다. 가족들의 마음까지 헤아려 최대한 그들의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하며 그 방 안에서 적응하며 지낸다. 부모임에도 갑충으로 변한 아들을 제대로 마주 하지 못하고 외면한다. 특히 아버지에게는 감추어야 할 대상으로 드러나면 공격적으로 대한다. 여동생 그레테만이 오빠에게 먹을 것을 챙겨주고 편하게 지낼 수 있게 공간을 넓혀 줄 생각을 한다. 갑충인 오빠의 마음은 헤아리지 않는다. 엄마는 애뜻한 마음은 있으나 정면으로 마주 보지는 못하고 벽에 걸린 그림에 그 갑충의 붙어 있는 모습을 보고 기절을 하고 그 모습을 본 아버지는 사과를 집어들어 던져 그 하나가 갑충의 몸에 박히는 고통을 준다. 가족을 부양하던 아들이 갑충으로 변한 후 가족들은 생계를 위해 각자 일을 하고 집의 방 한 칸도 세명의 하숙생을 위해 내 놓는다. 어느날 저녁 그라테가 세명의 하숙생 앞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이미 가족들에게 잊혀져 지내는 갑충은 그 연주에 매료되어 주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그 연주하는 곳까지 나아갔다. 그를 본 하숙생들이 놀라 하숙 중지와 손해배상을 요구하겠다 한다. 아버지는 그들을 방으로 밀어내고 갑충을 몰아붙인다. 그라테는 드디어 더 이상 그 갑충이 이전의 오빠가 아님을 선언한다. 그날 밤 갑충은 죽는다. 사실 한달간 먹은 것이 없었다.그 사실을 그라테는 알고 있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그가 죽은 걸 확인한 그 가족 세명은 족쇄, 굴레에서 벗어난 해방감으로 세명 모두 결근계를 써 내고 기차여행을 간다. 부모는 성숙한 딸을 보며 결혼시킬 것을 생각한다.

 갑충화된 된 그레고르는 가족의 태도를 십분 이해하려 해 스스로 꺼리고 피한다. 가족의 일원이라는 마음은 그대로다. 다시 회사에 나가려는 의지와 동생을 음악학교에 보내주려는 생각, 아버지가 자신이 벌어온 생활비을 모아둔 것을 보고 잠시 배신감을 느끼지만 역시 아버지가 잘 한 일로 인정한다. 그리고 항상 가족들의 대화를 듣고자 했다. 가족공동체의 경제적 기둥으로서 역할에 대한 보상요구나 주장도 없다. 그 공동체를 벗어나 홀로 설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오히려 서서히 스스로의 죽음을 준비했다. 최후의 순간은 갑자기 온 것이 아니다.

 갑충화와 갑충상태는 가족들에게 당황스럽고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경제적으로 부양만 받던 가족 모두는 경제적 활동을 하게 되고 그나마 오빠를 돌보던 또 그것을 자신만의 일로 생각한 그레테마저 더 이상 오빠 아님을 선언하고 가족들을 각성시키며 변신한다. 유일하게 아버지 잠자만이 갑충화된 아들에 대해 정서적 감응 없이 처음부터 갑충 그 자체로 대한다. 

 그레고르는 좋은 아들이었으나 자유의지가 없었고 경제적능력 상실과 함께 가족의 외면 속에 주어진 삶을 살다 죽었다. 그라테와 엄마는 가족이라는 의식이 강하게 있으나 적극적으로 보살펴 주지는 않는다. 아버지는 그냥 벌레 보듯이 한다. 이 가족에게는 현실적 요구가 더 우선이다. 갑충의 죽음은 오빠 아들의 죽음이 아니라 해충의 죽음으로 받아들이고 모두 가벼워 진다. 경제적역할이 존재의 이유인 시절이다. 소외된 개인의 소멸에 관심을 주지 않고 그라테의 가능성에 미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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