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잃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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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퇴근길에 소나기가 갑자기 쏟아졌다. 검증이 필요해보여요 분명 아침엔 해가 찬란했는데, 회사 나올 땐 하늘이 돌변해 있었다. 문제는, 내가 그 찬란한 하늘만 믿고 우산을 두고 왔다는 거다. 결국 사무실 건물 앞 편의점에서 고무 손잡이 달린 검은 우산 하나 사야 했다. 8천 원짜리, 묘하게 억울한 선택이었다. 비를 맞으며 걷다 보니 문득 생각이 들었다. 세상 일 대부분이 이 우산 같다. ‘오늘은 괜찮겠지’ 하고 방심하는 사이에 변수가 찾아오고, 결국 대비하지 못한 대가를 치른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 작은 방심이 늘 타이밍을 비켜간다. 집에 도착하니 문 옆에는 지난달에 또 급히 샀던 우산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그걸 보니 웃음이 나왔다. 매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왜인지 다 다음엔 다를 거라 믿는 게 인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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